600년 된 독일호텔,

 

역사가 책 한권 이라니

 

 

오늘은 전형적인 독일 호텔 하나 소개하겠습니다. 요런 호텔에서 잘 때 제일 기분 좋더라고요. 하늘을 찌를 듯 솟아있는 최신식 숙박시설도 많지만 고건물을 수리한 호텔을 볼 때마다 감탄하곤 합니다.

 

바덴뷰텐베르크 주에 있는 에버바흐 학교에 갔을 때 잤던 알테스 바드하우스 호텔(Altes Badhaus Hotel)입니다.

 

 

입구에 들어서니 호텔의 역사가 담겨있는 책 한권이 놓여 있었습니다. 작은 호텔 하나의 역사가 책 한권이라니. 그런데 생각해 보니 600년의 세월이니 그 사이에 얼마나 많은 사연이 있었겠어요. 보통은 감탄만 하고 떠나는데 이번엔 사진도 몇 장 찍고 아침 식사 때 호텔 역사책도 뒤적여 보았습니다. 

 

지은 지 600년이 넘은 구옥을 개조한 호텔 침대에 누워 군데군데 깨지고 상처 나서 울퉁불퉁하지만 깨끗하게 칠한 들보를 바라보면 신기하기만 합니다. 보통 오래된 도시에는 시내 한가운데 있는 호텔들은 옛 건물이 많습니다. 아래 사진은 1976년 보수공사중인 건물 내부와 수리 후 현재의 침실입니다.

 

 

호텔 알테스 바드하우스는 14세기부터 목욕탕 건물이 있었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습니다. 바드하우스란 이름은 목욕탕을 의미하지요.

 

1340년 동네가 불타면서 윗 층은 소실되고 기초를 그대로 살려 재건했을 것이라고 합니다. 지금도 호텔 레스토랑으로 쓰고 있는 지하는 고딕식의 둥글게 삼각을 이룬 아치형 천장이 흔적으로 남아있지요. 수리 전 지하실 모습과 수리후의 모습입니다. 옛 상태에서 외형만 회칠을 한 것 같습니다. 아래 받침 돌기둥은 14세기 모습 그대로입니다.

 

 

 

호텔 건물이 정식으로 도시의 역사에 기록된 때는 1468년입니다. 1525년 목욕탕이 말끔히 수리되고 몇 년 지나지 않아 100년 만에 찾아 온 네커강 홍수로 다시 건물은 많은 부분 손상되는 시련을 겪고 재정비 되었지요.

 

바드하우스는 그 후에도 30년 전쟁으로 시련의 나날을 보낸 후 다시 수리되기도 했고, 세계대전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살아남았습니다. 전쟁이 끝나고 도시 재건이 한창이었던 1952년 에버바흐가 소속되어 있는 하이델베르크 건축부는 건물을 철거할 것을 권했습니다.

 

그러나 바드하우스를 사랑하는 많은 사람들의 반대에 부딪혀 호텔은 철거되지 않았지요. 그렇게 버티다가 1979년 대대적인 복원공사를 거처 지금의 알테스 바드하우스 호텔로 문을 열게 되었다고 합니다.  

 

 

Posted by 무터킨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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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린. 2012.11.16 08:3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600년이나 된 호텔이라니... 그 역사가 어마어마 하군요... 세월의 풍파를 겪고도 많은이의 사랑을 받는 이유는
    그 역사만큼 새겨진 추억 역시 깊기 때문이겠죠?
    무터킨더님 즐거운 하루 되세요 ^^

  2. HarryPhoto 2012.11.16 10:5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호텔 자체는 꽤 낡아보이지만, 역사라는 이야기를 파는 호텔이군요
    한 번 묵어보고 싶네요 ^^

  3. 유로포스 2012.11.16 22:3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독일에 가면 저런 호텔에 꼭 가고 싶네요 ㅎㅎ 저는 역사를 깊이 간직한 건물을 좋아합니다^^

  무터킨더의 새 책

 

"일생에 한번은 독일을 만나라"

 

 

가끔 한국을 방문하면 독일과는 전혀 다른 생활이 시작됩니다. 낮게 드리워진 스카이라인과 끝없이 펼쳐진 지평선을 바라보며 여유 있게 출발하던 하루가 갑자기 숨 가쁘게 돌아가지요.

 

직선으로 뻗어 올라간 아파트 숲 속을 빠져나와 지하철을 타고 약속 장소로 종종거리며 다니다 보면 하루 중 하늘을 바라볼 일이 별로 없습니다. 그렇게 지내다가 독일에 오면 다시 느릿하게 돌아가는 일상과 적막함이 어색해지곤 합니다.

 

서울과 경기 지역 신도시를 생각하면 사람, 사람, 사람, 아파트, 아파트, 그리고 지하철이 떠오릅니다. 좁은 땅에 많은 인구가 살다 보니 당연한 일이지만 그 좁은 땅에 사는 적지 않은 인구가 서울을 중심으로만 모여 있으니 더 번잡하고 건물로 채워져 있어 삭막하지요.

 

디지털이 온통 점령한 한국에 비해 독일은 불편한 아날로그의 세상이 여전히 존재하는 땅입니다. 독일에 사는 동안은 느끼지 못하다가도 한국만 가면 독일이라는 나라는 변화에 너무 둔하다는 느낌을 받곤 하지요. 갈 때마다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변해 있는 한국은 볼수록 낯설고 눈이 휘둥그레지곤 합니다.

 

그에 비하면 독일은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크게 변하지 않았습니다. 천년 세월의 역사를 보여 주는 시청 건물도 석탄 연기에 시커멓게 그을린 채 아직도 건재하고, 시내 중앙 광장엔 지금도 10년 전의 물건들이 그대로 거래되는 3일장이 열리고 있습니다. 그 시장의 상인들도 10년 동안 크게 변하지 않았지요.

 

일반 슈퍼마켓에서는 구하기 힘든 생선을 늘어놓은 노점 상인은 예나 지금이나 네덜란드어 악센트가 진하게 묻어나는 독일어로 시끄럽게 거래하고 있습니다.

 

한동안 닭 날개를 사러 자주 들르던 가게도 간판이며 진열장이며 여전히 10년 전 그대로입니다. 광장을 오가는 사람들의 차림새도 변하지 않았습니다. 채도 높은 브라운과 그레이가 주를 이루는 재킷이나 카디건을 차려입은, 약간은 촌스럽지만 단정한 모습입니다.

 

20년은 족히 넘어 보이는, 유행이 한참이나 지난 정장을 말끔하게 다려 입고 장바구니를 옆구리에 끼고 기웃거리는 할머니들을 보면 마치 1960~1970년대의 장터에 서 있다는 착각이 듭니다.

 

독일 사회를 보면 더 이상의 부나 첨단 문명을 향한 변화에 크게 가치를 두는 것 같지 않습니다. 사람들의 성향 또한 악착같이 돈을 벌려는 사람도, 승진에 목을 매는 직장인도, 명예에 눈 먼 지식인도 흔치 않지요.

 

물론 인간이 사는 세상에 그런 사람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지만 그러한 경향이 일반적이고 당연하게 여겨지는 것이 아니라 선택이라는 생각이 자주 들더라고요. 이들은 불편한 독일을 환경 친화적이라는 고급스러운 용어를 사용하며 즐기는 것 같습니다.

 

독일에 살아온 세월이 어언 14년째입니다. 새책 [일생에 한번은 독일을 만나라]와 함께 낮선 땅에서의 지난 시간들을 반추해 보았습니다. 여행을 하며, 때론 사건 사고로 이 사회를 세밀하게 들여다보는 일이 내게만 흥미로운 작업은 아닐 것이란 생각에 책으로 엮어 출간하게 되었습니다.

 

** 무터킨더의 새 책 [일생에 한번은 독일을 만나라]가 21세기북스에서 출간 되었습니다.

블로거 중 책리뷰에 관심 있는 분은 댓글이나 방명록에 신청하시면서 블로그 주소와 집 주소, 전화번호 남겨주세요.

조건은 블로그를 운영하는 분이어야 하고, 죄송하게도 블로그에 리뷰를 써주실 분만 가능하답니다.

출판사에서 홍보용으로 배정된 책이라서요. 이해해 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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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참교육 2012.09.17 06:4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선 축하부터 드립니다.
    경남도민일보 갱상도문화공동체 '해딴에~'에서 주최하는 합천 팸투어와 다녀 온 사이 큰 일을 하셨네요.
    대단하십니다. 거의 매일같이 블로그 글 쓰시고 언제 또 책을 내셨군요. 초인적인 에너지에 탄복과 박수를 보냅니다. 어제 팸투어에서 대담을 하다 빨갱이가 뭔가 하는 문제를 놓고 보람이랑님이
    '빨갱이는 휴머니스트다'라고 정의해 박수를 받았던 일이 있습니다.
    종북주의자. 빨갱이... 온갖 미운 소리 다들으면서도 바른말을 그치지 못하는 이유가...

    '열정이란 어디서 나올까?'
    저는 그 힘이 '사랑'에서 나올 것이라고 자문 자답해 봅니다.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
    불의를 미워하는 마음.
    다음 세대에는 우리 내 아이보다 아이들이 보다 행복한 세상에서 살 수 있게 해야겠다는...
    그런 마음이 선생님으로하여금 이런 초인적인 힘을 발휘하게 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다시한번 축하드리고요.
    저도 나중에 읽어 볼 기횔르 만들야 겠습니다. 건강 잘 챙기십시오.

  3. 2012.09.17 07:4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4. 천사랑 2012.09.17 12:0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벤트 끝낫나여?
    위에 주소 썻는데 답글이 없으셔서.

  5. 지저깨비 2012.09.17 12:3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꼴찌도 행복한 교실>을 읽어본 고3 막내아이가 늘 독일을 가고 싶어 하는데, 이 책을 사 주면 더 가고 싶어 하겠죠?
    일단 제가 먼저 읽어보고 수능시험에 정신 없는 아이에겐 나중에 읽도록 겠어요.

  6. 2012.09.17 14:2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7. 2012.09.17 15:3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8. 아이디오 2012.09.17 22:5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책 출간을 축하드립니다! 대박나시기를 기원드립니다^^

  9. 2012.09.18 07:2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10. asdf 2012.09.18 13:3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책 제목 좋네요. 정말 괜찮아요. ^0^

  11. 2012.09.20 08:3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12. 2012.09.20 16:0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13. 2012.09.21 04:0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14. 2012.09.23 13:3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15. 유로포스 2012.10.05 21:5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나중에 반드시 구입하겠습니다. 빠르면 이번주말에 하려고요

  16. 2012.10.10 12:4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17. 2012.10.23 00:0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18. 문경희 2012.10.24 03:3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생각들이같은지궁금했는데 아쉬운글들이많네요 근데요제생각에도우리나라는 너무빨리바뀌는거같아요 엊그제안입는옷 몆개버렸거든요 유행에너무민감해요 옛날구식도정겹고괜찬은데 다른것도그렇지만 너무앞만보고가는거같아요

  19. 문경희 2012.10.24 03:3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생각들이같은지궁금했는데 아쉬운글들이많네요 근데요제생각에도우리나라는 너무빨리바뀌는거같아요 엊그제안입는옷 몆개버렸거든요 유행에너무민감해요 옛날구식도정겹고괜찬은데 다른것도그렇지만 너무앞만보고가는거같아요

  20. 마음이가는대로 2013.05.12 10:2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무심코 도서관에서 눈에 들어온. 책. 일생에. 한. 번은. 독일을. 만나라.. 반가웠습니다.. 여전하시네요. 잘. 지내시죠. 몇. 년만에. 댓글이라. 기억. 못하시겠지만. 건강하시길.

  21. 2014.06.20 00:5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독일 거리의

 

예쁜 복고풍 간판 모음

 

 

여행을 다니면서 유독 독일의 예쁜 간판들이 눈에 띄어 찍어보았습니다.

복고풍 디자인이 우아함을 주기도 하고 기발한 아이디어가 돋보이기도 합니다.

 

그냥 지나치기 아까워 사진으로 담아보곤 합니다.

한 번 구경해 보세요.

장사 시작하면서 간판 디자인 때문에 고민하는 분들 힌트도 얻으시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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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자 운 영 2012.08.04 08:2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확실히 깔끔하고 멋지네요
    우리나라 빌딩 올리고 건물 다망침 다닥 다닥 자기 상호 간판 붙이느라공
    요즘 그래도 많이 좋아 졌다긴 하나 덜 정리된 느낌이에요

    건물도 빛나 보이고 도시도 더 세련된 독일의 간판 문화 잘 보고 가요~
    우리나라도 좀 많이 배웠음 싶네요^^

  2. Boramirang 2012.08.04 08:3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이런 풍경이 좋습니다.
    행복한 여행 되시기 바랍니다. ^^

  3. 끌라우디아 2012.08.04 08:4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더 튀어보이는데만 신경쓰고 조화를 모르는 간판들과는 확실히 다르네요

  4. 참교육 2012.08.04 09:2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중독성.. 못말리는가 봅니다.
    편히 쉬시지 못하고 이렇게 예쁜걸 보면 또 이렇게....
    편한 여행 즐기시기 바랍니다.

  5. 온누리 2012.08.04 09:5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니 여행을 하신다고 하드만
    그새를 못 참으시고^^
    여행 즐겁게 보내시기 바랍니다

  6. 난 아직도 ing 2012.08.04 11:3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리나라는 간판 공해죠-_ㅠ

    당장 바깥을 나가봐도 더운날씨에 숨이 한번 컥 간판때문에 숨이 또 컥.

  7. 아디오스(adios) 2012.08.04 12:4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와... 저도 가게내면 저렇게 이쁜 간판 내걸어야겠습니다 ^^

  8. 유로포스 2012.08.05 20:5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런 복고풍의 광고판도 정말 낭만적인데 왜 한국인들은 저런 게 촌스럽다고 없애는지 같은 한국인으로서 이해가 안 가죠....

  9. 연우아빠. 2012.08.06 10:5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유럽의 간판들은
    모두 독특하고 아름다워요.
    수십년 동안 바꾸지 않고 쓸 수 있고
    요란하지도 않고 경박스럽지도 않지요.

    불필요한 곳에 낭비하지 않는 독일의 저력을
    저런 사소한 것에서도 많이 느낍니다.
    독일은 관광여행 뿐만 아니라 사회 시스템을 체험하기 위해서도
    꼭 가봐야 할 나라라는 생각이 듭니다.

  10. Ray Ban outlet 2013.07.14 16:1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사람들은 죽을걸 알면서도 살잖아 .사랑은 원래 유치한거에요

무터킨더는 여행 중



블로그, 트위터, 페이스북 친구님들 안녕!


무터킨더는 지금 여행중입니다. 

여긴 프랑크푸르트 호텔방.

이번 여행에서는 우리도 맛있는 것 좀 찾아다니며 먹으렵니다.

먹으러 다니는 여행...

맛집 여행이라고나 할까요?.....


그런데 결국 한국 레스토랑 찾아 전전긍긍하고 있습니다.^^ 

가족회의 하다보면 모두 한국음식에 한표.


내일은 모젤강가 포도밭에서 와인시음 할 예정입니다.

모레 집에 돌아가면 블로그에 올릴게요.^^


안뇽~

Posted by 무터킨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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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에바흐 2012.08.02 07:1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휴가 알차게 보내시길..ㅎ

  2. 참교육 2012.08.02 08:0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늘 바쁘게 사셨으니 충전도 필요하지요.
    행복한 추억 많이 만드시고 영행 끝나고 더 생기 넘치는 글 기대하겠습니다.

  3. 아빠소 2012.08.02 08:1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독일맛집 여행이 아니라 결국 한국음식점 맛집 찾아다니는 여행이 되겠네요 ^^

  4. Boramirang 2012.08.02 08:4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 댕겨 오세요. ^^

  5. 아린. 2012.08.02 11:3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휴가 중이신가요~ ^^
    묵힌 피로와 스트레스 확 풀고 오세요~

  6. RGM-79 2012.08.02 11:4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 다녀오세요.

  7. 구름마을 2012.08.02 22:0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즐거운 여행 되시길 바랍니다.

    저도 일주일 전에 가족들이 한국에 다니러 가서...
    요즘은 홀아비 신세로, 이곳저곳 공공도서관에 소장된 자료를 열람하며
    겸사겸사 그 지역의 문화유산을 구경하러 다닙니다.
    (방학 때만 발매하는 열차 티켓을 활용해,
    당일치기로 다녀올 수는 있지만 평소에는 교통비 부담 때문에 부담스러웠던 곳이죠)

    36도를 오락가락하는 날씨에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것도 색다른 경험이네요.

  8. 안녕 2012.08.04 10:5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게 끝이에요?? ㅠㅠ 안돼애애애 엄청 재밌을줄 알고 구독목록에 올라왔을 때부터 아끼고 아껴두고 있었는데 ㅠㅠ

  9. 유로포스 2012.08.05 20:2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전 독일에 가면 한국음식은 안 먹을 건데 ㅋㅋ 저는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한국 음식보다는 서양음식이 더 입맛에 맞고 체질에도 맞아서요

 

이곳에 가면 독일이

 

철학자의 나라란 것을....

 

 

 

요한 고트립 피히테, 게오르그 빌헬름 프리드리히 헤겔, 임마누엘 칸트, 프리드리 빌헬름 요제프 셀링, 아투어 쇼펜하우어, 칼 하인리히 마르크스, 프리드리히 빌헬름 니체, 에드문트 후설, 칼 야스퍼스, 마틴 하이데거.... 일일이 나열하기도 힘들 정도로 독일은 수많은 철학자를 배출한 나라다.

 

이 나라에 철학자가 많은 이유는 대체 무엇일까? 오늘날의 독일 청춘들에게서 고뇌의 흔적을 발견하기란 쉽지 않다. 미풍에도 흔들릴 것 같은 사유의 가벼움이 감지될 때마다 ‘철학? 풋~’ 코웃음이 절로 난다.

 

 

 

그러나 독일에서 단 한 번만이라도 겨울을 살아본 사람이면 이 나라가 왜 철학의 나라가 되었는지 뼈저리게 느낄 수 있다.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독일인은 겨울잠을 자는 동물처럼 집안으로 집안으로만 숨어든다. 어둠과 습기를 몰고오는 북구의 겨울은 사람들의 얼굴에서 웃음을 앗아갈 정도로 음습하다. 겨울 저녁나절에 산책을 나가보면 모두가 잠든 고요한 동굴 속을 걷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주택가는 이미 죽음의 도시를 방불케 할 정도로 적막하다. 집집의 창문마다 이미 모두 셔터가 내려져 있고 한 줄기의 빛도 새어나오지 않아 안에 사람이 있는지 조차 분간할 수 없다.

 

도둑이 무서워서 인지 단열을 위해선지 가정집에도 창문마다 셔터를 달아놓았다. 집안에 전등을 켜야 하는 시간이면 가장 먼저 창문의 셔터를 모두 내린다. 아마도 안에 불을 밝히면 밖에서 쉽게 안이 들여다보이기 때문인 것 같다.

 

‘차르르’ 셔터 내려오는 소리만 들으면 방금 ‘할로!’하고 반갑게 인사하고 헤어졌던 이웃이 점점 멀어지며 마음의 빗장을 거는 것 같다. 창문의 빛이 사라져가는 모습이 보일 때마다 ‘저~잠깐만요!’하고 다시 한 번 불러 보고 싶지만, 결국 돌아서며 ‘나도 이제 문을 잠글 시간이구나.’ 확인하곤 한다.

 

어린 시절 내가 살던 주택가는 자정이 지나도 대낮처럼 불을 밝히고 있는 집이 많았다. 추우나 더우나 들여다보이는 창문 너머로 가족들이 오순도순 이야기하는 장면들, 소리를 버럭버럭 지르며 싸우는 사람들, 늦은 시간에도 쿵쾅거리며 거실을 뛰어다니는 아이들의 모습을 쉽게 만날 수 있었다. 그런 시끌벅적한 모습들이 특히 그리워지는 계절이 독일의 겨울이다.

 

그런 겨울엔 사색에 잠길 수밖에 없다. 자신의 깊은 내면과 마주하지 않으면  긴 겨울의 고독을 이겨내기 쉽지 않다. 과거 독일이란 나라에 꽃피운 철학은 이 계절이 키운 열매가 아니었을까?

 

하이델베르크에 가면 철학자의 길이 있다. 시내에서 네카강이 내려다 보이는 비탈진 언덕을 향해 2킬로미터 이어진 길이다. 하이델베르크에 이 길이 있다는 소리를 들은 후부터 꼭 한 번 걸어보고 싶었었다.

 

얼마 전 일이 있어 하이델베르크에 갔을 때 드디어 그 길을 걸어보았다. 처음엔 지도를 보고 찾아갔지만 철학자의 길이 시작되는 필로조펜백(philosophenweg) 입구 베억스트라세에서 안내팻말이 눈에 띄지 않아 잠시 헤매었다. ‘지도상으로는 분명 이쯤인데’라며 걸어들어 간 길은 노이엔하임이란 동네의 고급 주택가의 가파른 골목이었다.

 

오래된 고급 저택들이 비탈진 언덕을 끼고 강을 바라보고 줄을 지어 서있었다. 함께 간 사람들이 하이델베르크에서 부자들이 많이 사는 동네로 유명하다고 일러주었다. 독일도 어느 도시나 경치 좋은 땅은 부자들이 차지하고 있는 것을 많이 보아왔기에 신기하지는 않았다.  다만 100년가까이 된 집들이 그토록 건재하다는 사실은 항상 나를 경탄케 한다.

 

가파른 주택가 골목을 끼고 이마에 땀방울이 송송 맺힐 때 쯤 되니 네카강이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언덕이 나타났다. 철학자의 길의 종착지였다. 언덕에 서성이며 강을 내려다보는 사람들은 대부분은 관광객들이었다.

 

 

그런데 그런 구경꾼들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게도 벤치에서 책을 읽는 사람들이 눈이 띈다. 그들은 바로 옆에 누가 지나가는지, 자신을 신기하게 쳐다보고 있는지 관심 없이 독서삼매경에 빠져있는 것 같다.

 

의자에 길게 다리를 펴고 편안한 자세로 책보다는 책 읽는 행위 자체를 즐기는 듯 보이는 노신사에게 다가가 사진을 한 장 찍어도 되냐고 물었더니 기꺼이 응하며 웃어주었다.

 

그의 미소를 보면서 ‘아, 여기가 바로 철학자의 길이었지.’라며 본래 독일인의 모습을 그제서 보는 것 같았다. 과거 문학을 사랑하고 철학을 꽃피우던 독일. 그 역사가 흔적으로만 남아 있지 않고 실존하고 있다는 반증인 것 같아 그 길에서 책을 읽고 혹은 사색에 잠긴 사람들이 묘한 느낌으로 다가왔다.

 

왜 하이델베르크 대학에 다니는 학생들이 학교에 대한 자부심이 강하기로 유명한지 알 것 같다. 사색과 토론을 즐겨하던 선배들의 학문에 대한 열정이 이렇게 철학자의 길이라는 이름을 남겼을 정도니 말이다.

 

하이델베르크 대학은 여전히 독일 젊은이들이 선호하는 대학이다. 명문대학이란 개념은 사라진 독일이기는 하지만 여전히 이 대학은 독일학생들이 가장 입학하고 싶어 하고 사랑받는 대학이다.

 

과거 ‘철학자의 길’이란 이름이 생겨나게 된 것은 하이델베르크 대학생들이 강이 내려다보이는 조용한 언덕에서 독서를 하고 토론을 하기위해 이 길을 찾으면서 부터였다고 한다. 그들만의 공간이었던 언덕으로 오르는 긴 길을 ‘철학자의 길’이라고 부르며 즐겼던 것이다.

Posted by 무터킨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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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oramirang 2012.04.27 06:5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무터킨더님의 오늘을 낳은 땅이군요. 늘 건강하세요. ^^

  2. 참교육 2012.04.27 07:0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철학 이야기를 문학적으로 쓰셨군요.
    저는 지금까지 선생님이 쓰신 독일 교육이 민주주의와 역사의식을 살리는 원천이 아니었나 생각해 봅니다.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3. 이세진 2012.04.27 07:4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가 마치 저 길을 걷고있는 듯한 느낌입니다.
    덕분에 독일간접여행(?)을 하는군요. 잘 읽었습니다ㅎㅎ

  4. 도플파란 2012.04.27 11:2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전에.. 하이델베르크 대학에서 학위 받으신 교수님이 생각나네요...ㅋㅋㅋ

  5. 빨간모자 2012.04.27 19:4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걸 저도 한번 딱 한번 가봤네요 .. 저는 거꾸로 좁은 골목으로 올라가서 고급주택가로 내려왔죠. 멋진 풍경과 여유있는 독일인들을 봤던 기억이 납니다.

  6. 똘멩이 2012.04.28 22:2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친한 벗과 함께 철학자의 길 벤치에서 긴 대화를 나누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봄이라 그런가요, 그 다리와 그 주점과 그 길 모두 그립습니다.

  7. ghd baratas 2013.04.08 22:5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실패는 받아들여도 도전하지 않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

  8. 2013.08.28 00:4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9. 마크툽 2015.09.22 22:5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사실 철학자의 길은 철학자가 걸었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은 아닙니다. 옛날 독일 사람들이 대학생들을 철학자라고 불렀기 때문입니다. 유학을 하다가 보면 교수와 학생이 동등한 위치에서 토론하는 장면을 종종 볼 수 있는데, 그것이 교수가 학생을 단지 배우는 사람이 아니라, 함께 연구하고 고민하는 철학자로 대하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