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학교가 말도 많고 문제도 많은 교원평가를 마쳤다고 합니다. 평가를 마친 한 교사가 이 블로그에 다음과 같은 댓글을 남겼습니다. 이 선생님의 말처럼 지금 교사들은 교육은 사라지고 눈치 보는 초라한 직장인으로 전락 했다는 느낌을 많이 받고 있는 것 같습니다.

내가 교원평가를 반대하는 것은 교사의 철밥통을 지켜주어야 하기 때문은 아니었습니다. 교사보다는 학생을 위한 올바른 교육에 장해가 된다고 믿었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교육자라는 소신하나로 보람을 갖고 일하고 있었던 한 직장인 그룹의 자존감이 너덜너덜 해지는 것 같아 생각보다 더 심각한 것 같습니다. 교사가 즐거워야 아이들도 즐거운 교육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은데……. 

아래 교원평가를 마친 한 선생님이 댓글로 남긴 고백이 저조차 우울하게 합니다.

“고객님, 서비스에 만족하셨습니까?”

오늘 교원평가가 끝나는 날이었어요. 우리 학년에 몇 몇 반만 참여율이 저조하다고 문자 돌리고 알림장에 확인받으라는 교장선생님의 요구에 아이들 닦달 하다가……. 참 자괴감이 드네요. 스스로 부족하지만 열심히 하는 교사라는 자부심도 있었는데 참으로 우울하네요.

물론 공교육이 학부모나 아이들에게 만족스럽지 못한 부분이 분명히 있고, 교사 사회도 자정능력이 부족한 점이 분명히 있습니다. 온 사회가 평가 받는데 너희만 철밥통이냐는 말도 인정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건 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작년에 6학년 담임하면서 시범학교로 다른 데 보다 1년 먼저 교원평가를 실시했는데요, 아이들 데리고 컴퓨터실 가던 날 우리 반 아이가 ‘선생님, 오늘 평가하는 날이죠?’라던 눈빛을 잊을 수가 없네요.

교과 선생님 중에 정말 문제가 있으신 체육전담교사가 있었는데 그 분의 점수가 옆 반 선생님보다 높게 나오더군요. 궁금해서 몇 아이들에게 물어 보았더니 ‘그 선생님이 얼마나 좋은데요, 우리 맘대로 하게 해 주시고...’ 체육시간에 전혀 관리 안 되었고 지병이 있으시고 가끔 수업을 보면 답답했었고 심지어 아이들이 교사에게 함부로 대하고 항의가 다반사 였는데도요. 교사들의 예상을 뒤집고 문제교사라고 할 만한 분이 더 높게 나온 원인은 열성적인 옆 반 선생님은 아이들에게는 구속이었던 거죠.

올해 5학년 담임교사를 하는데 혹시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하게 나왔을 때 남은 2학기에 아이들 얼굴이 어찌 보일까 싶으니 마음이 참담합니다. 학부모님들은 평가항목이 절대 아실 수 없는 내용이므로 결국 아이들에게 물어볼 수밖에 없고 결과는 아이들 생각이라는 거죠.

아이들과의 관계는 잘 소통되고 자신 있다고 자부했었는데도 이러니, 제 맘을 잘 추스르고 성숙하게 대처해야겠지요? 하루에도 몇 번 주문을 겁니다.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교원평가 이전에 고학년을 맡으면 2월말에 항상 설문을 했었습니다. 거기에는 애들이 예리하게 잘 지적해 줍니다. 선생님 말이 너무 빨라요, 어려운 용어를 쉽게 풀어 주세요, 숙제가 많아요...등등...평가 없이 그러한 내용들이 교사 생활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었던 거 같습니다.

지금의 이런 평가는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점수로 관리하는 사람들 외에는요. 교육은 사라지고 눈치 보는 초라한 직장인만이 남았습니다. 문득 문득 생각나는 지금의 내 모습은...

 “고객님, 서비스에 만족하셨습니까?”

 



Posted by 무터킨더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그래요 2011.02.11 11:5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느정도 주관이 반영되는건 어쩔수가 없지요..
    이건 학생들이하는 설문조사 뿐만아니라 누가해도 자기 주관은 배제될 수 없는 것입니다~
    아무리 못가르치는 선생님이더라도 열심히 들으면 수업에서 다 얻어가는 것이 있죠..
    또 갈수록 선생님들 간에 경쟁도 치열해져 가만히 놔둬도 신입선생님들의
    교육의 질은 높아지고 있는게 사실이죠..학벌도 능력도 열정도..
    하지만 그렇다고해서 교원평가제를 아주 포기할수도 없다고 생각해요..
    아직은 도입 초기단계이니 문제가 많겠죠..더군다나 초, 중생같이
    아직 성숙하지 못한 학생들은 더더욱..
    고등학생만 되어도 대부분 학생들이 본인 성적에 민감할 때니 제대로 평가를 할텐데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