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학교에서

눈시울이 붉어졌던 이유

아프리카 돕기 프로젝트에 신나는 학생과 선생님 

내가 나고 자라고 교육받은 나라와는 너무 다른 사회에 적응하면서 처음으로 눈시울이 뜨거워졌던 때가 생각납니다. 큰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한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학교에서 아프리카를 돕기 위한 프로젝트 주간 행사가 있었습니다.

학교는 일주일 내내 수업이 없었습니다. 온통 아이들과 선생님은 아프리카 열기로 가득했지요. 그들의 노래를 부르고, 연극을 하고, 춤을 배우고, 그들의 예술작품을 흉내 내기도 했습니다.

너무 즐겁게 하나 되어 움직이고 있는 학생과 교사, 학부모들의 모습이 내게는 충격적이었습니다.

처음 학교에 입학하고 한 동안 ‘이 사람들은 왜 이렇게 공부를 안 시키는 거야!’라며 불만이 한두 가지가 아닐 때였기 때문에 더 당황스러웠을지도 모릅니다.

‘우리가 영어 단어 하나 더 외우고 수학문제 하나 더 풀기위해 책상을 지키고 있는 동안 이 사람들은 이렇게 살고 있었구나.’라는 생각이 스치는 순간 가슴 속에는 뜨거운 무엇인가가 치밀어 오르고 눈시울은 붉어지고 말았습니다.

경쟁이 낮은 학교의 수업과 평가방법

3년여 블로그에 ‘독일교육 이야기’를 쓰면서 첫 책, [꼴찌도 행복한 교실]을 출간했습니다. 그동안 교육과 관련된 학부모와 학생 교사들과 끊임없이 소통하면서 미처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한국교육의 현실과 문제들을 구체적으로 알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했습니다. ‘꼴찌도 행복한 교실’에서 문제를 제기 했으니 응당 해답을 내 놓아야 한다는 의무감으로 두 번째 책 [독일교육 이야기]를 마무리했습니다.

독일교육이 경쟁이 없다는데 그렇다면 교육의 질은 어떨까요? 우리 아이들을 통해 경험한 경쟁 없는 독일교육의 가장 큰 장점은 깊이 있는 수업, 사회성 갖춘 인간을 길러낼 수 있는 전인교육의 여건이 갖추어진다는 것입니다.

교사가 얼마든지 성적과 관계없는 수업다운 수업을 구상할 수 있고 이를 학교현장에서 갈등 없이 실현할 수 있는 교육이지요.

그런데 경쟁 없는 독일교육에 대한 장점들을 늘어놓고 나면 많은 사람들이 공감은 하면서도 ‘경쟁이 없기 때문에 독일 교육은 지금 하향곡선을 그리는 것이 아닌가?’ 라는 의문을 갖곤 합니다.

과연 독일 교육이 국제적인 평가에서 순위가 저조하다고 교육의 질도 떨어졌다는 것인가에 대해서는 진지한 시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습니다.

피사(PISA)의 순위라는 것도 결국은 국가 간 줄을 세워 등수를 매기는 시험입니다. 12년 동안 두 아이를 학교에 보내면서 경험한 독일교육은 줄을 세워 순서를 정하는 시험으로는 절대로 평가할 수 없는 깊이가 있었습니다.

입시에 성공하기 위해서 가장 믿을 수 있는 전략은 오로지 학교 수업을 충실히 하는 방법밖에 없는 교육, 학원이나 고액과외 없이도 얼마든지 스스로 원하는 대학에 입할 수 있는 나라, 그러면서도 철저히 주입식 교육을 배제하는 학교, 그런 학교의 수업은 어떤 방식으로 진행 되고, 평가는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이 책에서는 그 구체적인 예를 보여주고자 했습니다.

이 책을 읽는 한국 학부모들이 지구상에는 정말 이런 나라도 있다는 사실을 간접적으로라도 경험하고 우리 교육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합니다.

Posted by 무터킨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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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3.09 22:0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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