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한 여자에게 자신감이란

 

 

아주 친하지는 않지만 좀 알고 지내는 중년의 여인이 있다. 언제 보아도 그녀는 씩씩했고 자신 있어 보여서 좋았다. 처음엔 어디서 나오는 자신감인지 몰랐다.

 

특별히 뛰어난 외모도 기품 있는 언행의 소유자도 아닌 것 같은데 언제나 당당한 그녀의 행보가 돋보인다고 생각했다.

 

겉모습이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중늙은이를 상대로 외모를 이야기 하자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외모는 그 사람의 인성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기에 하는 말이다.

 

겉으로 보이는 모습이 그저 좋았을 뿐 그녀에 대한 관심은 없었다. 무엇을 했던 사람인지 가족은 어떤지에 대해서도 물어본 적도 궁금하지도 않았다.

 

그런데 어느 날, 우연히 한 카페에서 그녀와 그녀의 남편을 만날 일이 있었다. 언제나처럼 그녀는 당당하고 자신감 넘치는 어투로 대화를 주도해 갔다. 대화 도중 남편의 직업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게 되었고, 그때 처음으로 그녀의 남편이 잘나가는 전문직업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특별히 새로운 사실도 아니었고 놀랄 일도 아니었다. 그 정도 수준의 직업인은 도처에 널려있으니 말이다. 그런데 우스웠던 것은 그녀의 반응이다. 그녀는 내가 자신의 남편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다는 사실에 많이 놀랍다는 표정을 지으며 ‘세상이 다 아는데 너만 모르고 있었냐?’는 듯한 뉘앙스로 반응했다.

 

갑자기 큰 실수를 하기라도 한듯 미안한 생각까지 들 정도로 호들갑을 떨었다. 그녀의 호들갑 속에서 ‘그렇다면 당신은 지금까지 나를 제대로 평가하지 못하고 있었겠군!’이라는 무언의 아쉬움이 슬쩍슬쩍 비춰졌다.

 

무엇이라 표현해야 할까. 묘한 느낌이었다. 지금까지 보아온 그녀의 자신감의 근원이 남편의 직업이었다니.

 

그러고 나서 생각해 보니 정말 그녀는 가진 것이 아무것도 없는 촌부였다. 외모도 그저 그렇고, 언행도 수준 있는 가정에서 잘 배우고 자란 사람은 아닌 것 같았다. 정말 그녀가 가진 것이라고는 자랑스러운 직업을 가진 남편밖에 없어 보였다.

 

그녀와 헤어져 돌아오는 길에 나도 모르게 씁쓸하게 읊조렸다.

'결혼한 여자에게 자신감이란 이런 것이었단 말인가.'

Posted by 무터킨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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