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 도착한 첫날 텔레비전 뉴스에서 가장 먼저 본 경악스러운 장면은 한 초등학교 교사의 비인간적인 학생에 대한 폭력장면이었습니다. ‘아, 아직도 저런 일이....’ 정말 입이 벌어져서 더 이상 말이 나오지 않더군요. 그 사건을 계기로 서울시교육청은 오는 2학기부터 체벌을 전면 금지한다는 발표를 했습니다.

한국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에는 “교육상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학생에게 신체적 고통을 가하지 아니하는 훈육·훈계 등의 방법으로 행해야한다”고 적시되어 있습니다. 바로 ‘교육상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란 이 몇 마디가 체벌이 교육현장에서 사라지지 않도록 면죄부를 부여하고 있지요.

이에 대해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한국교총)등 일부 단체가 “체벌은 불가피한 교육적 조처”라며 반대하고 있습니다. 또한 “폭력과 체벌은 구분돼야 한다”며 “교육상 체벌이 불가피한 경우, 부모와 같은 마음으로 체벌하는 교사를 원망할 학부모는 없다”고 체벌의 필요성을 인정했다고 합니다.

부모와 같은 마음의 체벌이라. 참 그럴듯한 이유이기는 합니다. 그런데 부모의 체벌도 가만히 생각해 보면 바로 허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자식을 때리는 부모가 과연 진정 사랑하는 마음 하나로 순수하게 매를 드는 것일까요? 나만의 독단인지 몰라도 아무리 부모라고할지라도 감정을 완전히 배제하고 순수한 교육적 마음으로 매를 드는 사람은 극소수라고 생각합니다.

부모는 물론 그 누구보다 자식이 잘못된 길로 가는 것에 대해 걱정하는 사람이지만 그 마음은 충분히 인내를 가진 대화로도 표현할 수 있습니다. 체벌을 가하는 부모의 그 순간의 마음은 분노의 폭발이자 대화로 풀어갈 정도의 인격이 갖추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일어나는 폭력일 경우가 더 많을지도 모릅니다. 우리 스스로 부모 된 입장에서 생각해 본다면 바로 답이 나올 것입니다.

체벌과 폭력, 받아들이는 학생의 입장에서는 별로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폭력이란 그렇지요. 대화로 풀어나갈 자신이 없는 사람, 인격이 갖추어지지 않은 사람들에게 필요한 자기표현 수단입니다.

유교시대의 해묵은 훈육방법을 지금도 최고의 덕목으로 생각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대부분의 폭력적인 사람은 폭력부모에게서 자란 경우’라는 수많은 심리학자들의 학설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요. 폭력이 폭력을 낳는다는 것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너무나도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그런데 왜 우리 교육계는 지금도 ‘말로해도 안 되는 아이들은 때려서라도 가르쳐야 한다.’는 설이 통용되는 알 수 없습니다. 무엇을 위해서, 누구를 위해서.

독일에서는 자신이 키우는 개를 훈련시킨다고 때려도 이웃에게 들키면 경찰에 신고합니다. 하물며 어린이는 말할 필요도 없지요. 내 자식이라도 내 마음대로 할 수 없습니다. 다른 모든 것은 허용될지 몰라도 때리는 행위가 이웃에 알려지면 바로 고소당하고 그 부모는 잡혀가는 것은 물론 아이는 청소년보호소에서 데려갑니다. 이후에는 자기 자식이라도 스스로 키울 수 없게 되지요. 실제로 그런 부모들이 더러 있습니다.

가정이 이 정도니 학교는 따로 설명할 필요조차 없습니다. 감히 누가... 학생이 아무리 교사에게 대들고 욕설을 퍼부어도 털끝 하나도 건드릴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혀 문제없이 정상적인 교육이 이루질 수 있다는 사실을 여기서 정확히 알았습니다.

“모든 교육적 방법을 동원해도 제자가 바른 길로 돌아오지 않을 때 행해지는, 학교규칙에 정해진 객관적 타당성을 갖춘 체벌조차 허용되지 않는다면 교사는 학생지도를 포기할 수밖에 없다”고 항변하는 교사라면 이 기회에 교육을 포기하길 간절히 바랍니다. 그 수많은 어린 가슴에 더 이상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기지 말기를...... 교육적 체벌이란 절대 존재해서는 안 됩니다.


Posted by 무터킨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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