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올림픽 출전한
독일수영선수는 의대생 아기아빠
운동선수 위한 특례입학이나
별도의 학사관리 없는 독일대학
학업과 스포츠 선수 생활을 동시에 잘할 수 있을까요?
한국에서 특례입학 말고 다른 학생들과 똑 같이 수능시험 보고 정식으로 합격해서 명문대학을 입학한 사람이 올림픽에 출전했다는 말을 들어 본 일이 있나요? 전 아직 없습니다. 이전보다는 세월이 많이 변했으니 지금쯤은 있을 수도 있겠네요.
학교에 등록만 하고 운동만 한다든지, 특례 입학한 스포츠 선수를 위해 따로 학사관리 하는 대학이 아니라 다른 대학생과 똑 같은 조건으로 공부하면서 올림픽에 출전할 정도로 실력 있는 사람은 흔치 않겠지요.
올해 독일 올림픽 참가자 392명 중 41%가 대학생이라고 합니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는 26.5%, 2008 북경올림픽에는 37%, 이번 런던 올림픽에는 대학생 선수가 더욱 증가했습니다. 독일 사람들은 올림픽 출전 선수 중 대학생 비율이 높다는 사실에 자부심을 갖는 것 같습니다.
금메달을 따고 안 따고를 떠나 대학생 선수라는 사실 자체에 의미를 부여합니다. 운동선수를 위한 특례입학이나 별도의 학사관리를 하지 않는 독일 대학에 다니면서 올림픽에 출전할 정도의 실력을 갖추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거든요.^^
다른 학생들과 동등한 조건하에서 공부 하면서 선수생활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사람은 보통 이상의 능력을 가진 것임에는 분명합니다.
친구들이 파티하고 술마실 때 수영연습하는 학생
어제 남자 100미터 배영에 출전한 독일선수 헬게뮈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어제 TV를 보다가 잠시 화장실 간 사이에 경기는 이미 끝나고 헬게뮈가 인터뷰를 하고 있더군요. 인터뷰 하는 모습만 보고 금메달이라도 딴 줄 알았습니다.
사진출처 : Deutscher Olympischer Sport Bund
선수는 아주 기쁜 표정으로 웃고 있고 독일 스튜디오에는 부인이 나와서 마치 축하인사라도 하는 듯 즐거워했습니다. 그런데 들어보니 메달은 고사하고 6위로 들어왔다고 합니다.
독일방송은 금메달을 획득하든 꼴찌를 하던 올림픽에 출전한 선수들은 모두 경기 현장에서 인터뷰를 합니다. 선수 스스로 패인을 분석하고 경기에 참가한 소감들을 주로 이야기 하더라고요. 져도 이겨도 인터뷰 할 때는 모두 즐거워 보입니다.
올해 27세인 헬게뮈는 독일 최고의 배영선수입니다. 그는 올림픽 출전 선수이면서 동시에 의과대학생입니다. 그뿐 아니라 결혼을 했고 18개월 된 딸의 아빠이기도 합니다. 어떻게 생각하면 스포츠 선수로써는 최악의 조건입니다. 그러나 그의 가족은 수영가족입니다. 양친은 모두 수영선수 출신이고 부인역시 유럽선수권 대회와 세계대회 금메달 보유자입니다.
지난 2006년부터 그는 의대에 입학해서 선수생활과 학업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보통 공부는 하루 2,3시간을 정도 하고, 나머지 시간은 물속에서 보내든지 가족과 함께 지낸다고 합니다.
수영선수이면서 대학에 다니는 그가 일반 학생과 다른 점은 남들이 파티 하고 술 마실 때 연습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중고등학교 때부터 그는 이런 생활에 익숙했습니다. 보통 독일의 평범한 학생들처럼 자유롭게 놀고 연애하고 여행다닐 수 있는 시간이 부족했습니다.
그러나 스포츠는 공부에는 도움이 되었다고 합니다. 연습량과 속도가 비례하는 것처럼 학업 역시 공부하는 시간에 따라 시험성적이 정확히 차이나기 때문에 스스로를 효과적으로 컨트롤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현재 그의 인생에 중요한 세 가지는 수영과 의대공부, 가족이라고 합니다. 올림픽이 끝나고 그의 가장 큰 목표는 대학졸업과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휴식입니다.
의대에 합격하려면 독일 어떤 의대도 성적이 적어도 전교 최상위 그룹에는 들어 있어야 합니다. 운동을 하면서도 이런 성적을 유지했다는 것이 놀랍습니다.
내게는 놀라운 일이지만 독일인에게는 그렇게 놀랄 일도 아닌 것 같습니다. 올림픽에 출전한 41%의 선수들이 개인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그렇게 생활하고 있을테니까요. 경쟁이 둔화된 사회는 이렇게 두가지를 모두 할 수도 있더라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