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때문이라면
절대 이민가지 마세요
부모의 교육관이 변하지 않는 한
지구상 어디에 살아도 같은 모습
교육이민, 조기유학, 한국적 현실에서 자식을 키우는 부모들이라면 한 번쯤 생각해 보는 것 같습니다. ‘돈만 좀 여유 있다면 나도 가고 싶다’는 이야기 많이 들었습니다.
‘조기유학 언제가 적당 한가’, ‘조기유학 혼자 보내는 것이 나을까, 엄마와 함께 가는 것이 나을까?’, ‘조기유학으로 파괴 된 가정’, ‘기러기 아빠 외로워 자살’, 등등 잊을만하면 언론에 한 번씩 오르내리는 주제입니다.
또한 독일교육에 관한 글을 쓰다 보니 조기유학을 문의해 오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그런 질문을 받게 되면 저의 대답은 항상 같습니다. 적극적으로 말립니다. 그리고 왜 유학을 생각하는지 곰곰이 부모의 마음을 돌아보라고 권합니다.
자식교육을 위해 이민까지 생각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참으로 팍팍하면서도 자신의 삶까지 희생하려는 부모, 어떻게 생각하면 감동적인 것 같기도 합니다. 그러나 가만히 한 번 생각해 보세요. 무엇 때문인지. 결국은 성적 때문 아닌가요? 한국사회에서 명문대학을 못가면 사람구실 못할 테고, 가진 돈은 좀 있으니 유학이라도 시켜서 보상받고 싶은 심리, 솔직히 이런 마음 아닐까요?
그런 마음으로 교육이민 가는 부모들, 조기유학 보내는 부모들은 거기 가서도 자식 잡습니다. 굳이 조기유학 예를 들 필요도 없습니다. 상사 직원으로 왔건 유학생으로 왔건 독일에 사는 한국 사람들 중에는 영재교육 입에 달고 다니는 사람 많습니다. 공부부터 시작해서 음악까지. 그런 사람들이 보통 무터킨더의 독일교육 이야기를 가장 쌍심지 들고 반대 하지요. 독일도 한국과 똑 같다고.
당연히 똑 같죠. 자신의 교육관이 달라지지 않았으니, 또한 그러다보니 삶도 매한가지, 아이도 똑 같은 스트레스에 뭐 눈엔 뭐만 보인다고 그런 사람들 눈에는 또 과외시키고 영재교육 좋아하는 독일 부모들만 보이는 것 같습니다. 또 애들은 죽어라 공부시키면서 정작 자신은 독일어 한마디도 못하는 반벙어리로 살면서 독일이 대체 어떤 나란지 감도 못잡고 세월만 훌쩍 보내는 엄마들 널렸습니다.
자식 똑똑하게 키웠다고 자부하는 사람은 ‘독일 교육 내가 제일 잘 알아, 네가 뭔데?’라는 마음이고, 자식 교육에 실패했다고 자책하는 사람들은 또 ‘뭐? 독일에 꼴찌도 행복한 교실이 있다고? 어디서 거짓말이야. 독일도 한국이랑 똑 같이 꼴찌는 불행한 나라야!’라면서요. 아이가 불행하다는 건지. 엄마가 불행한 건지......
과장해서 표현하는 것 같지요? 그러나 사실입니다. 그동안 적지 않게 경험했거든요. 기분 나쁜 겁니다. 자신은 한국에서와 똑 같이 살고 있는데 자꾸 다르다고 하니 말입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내가 만난 독일 부모들과 교사들은 하나 같이 한국교육을 이야기 하면 기함을 합니다. 지금 현재의 교육이 아니라 30년 전 내가 학교 다닐 때 이야기만 들려줘도 기절초풍을 하지요.
아침 7시에 집을 나가서 밤 10시까지 책상에 앉아 있었다고 하면 ‘그러고도 정신이상자가 되지 않았다는 것이 신기하답니다. 자기라면 아마 정신병원에 가고도 남았을 텐데'라면서 말입니다. 지구상에 한국과 같은 나라가 있다는 사실을 전혀 상상도 못하는 사람들도 많지요.
그런데 이런 사람들이 사는 독일에 오면 우리도 그렇게 살 것 같지요? 절대로 그렇지 않습니다. 장담하건데 99%의 한국인은 한국에서와 똑 같이 삽니다. 알게 모르게 공부 잘하고 있는 아이 과외 시키는 것은 예사고요. 여기서도 여전히 1등, 1등 외치면서 일류 사립 초등학교, 명문 김나지움 타령하고 사는 사람 많습니다. 그걸 또 질리도록 자랑하고 다니면서 독일 사람들도 그렇다고 우기지요. 그야말로 아주 특별한 경우를 일반화하는 겁니다.
이렇게 우리가 변하지 못하는 이유가 뭘까요? 1등을 향해서만 달려가는 우리 사회의 경쟁지상주의와 일그러진 기준을 부채질 하는 잘못된 정책들, 사실 정신 똑 바로 차리고 살려고 노력해도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 가장 큰 이유는 우리의 교육관입니다. 사는 곳이 달라도 변하기 쉽지 않는 부모의 생각이지요.
그 생각이 변치 않는 한 우리는 지구상 어디에 살아도 같은 모습입니다. 미국이든 독일이든 아이들은 공부에 찌들고 부모는 아이들 따라다니고 걱정하느라 정신없는 겁니다.
교육이라는 명목으로 한국을 탈출하려는 분들에게 꼭 당부하고 싶습니다. 정말 교육 때문이라면 절대로 나가지 마세요. 나가도 똑 같습니다. 진정 자식교육이 걱정된다면 차라리 교육운동을 하세요.
선거 때 투표 잘 해서 교육을 혁신하려는 의지가 있는 교육감을, 정치인을, 대통령을 뽑으세요. 설사 불가능 더라도 1% 특권층만을 위한 정치인이 아닌 99%가 잘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려고 노력이라도 하는 사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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