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숙의 새책 '독일 엄마의 힘'을 발간하며

 

나의 전작인 ‘꼴찌도 행복한 교실’과 ‘독일교육이야기’를 읽어보았다는 한국 부모들로부터 독일교육이 부럽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그리고 반드시 따라왔던 질문은 ‘아이를 독일에서 교육시키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그곳으로 조기유학을 갈 수 있을까요?’였다. 이런 물음을 받을 때마다 한국교육이 변하기를 기원하며 독일교육을 소개했지만 정글을 벗어날 길을 찾을 수 없는 부모들에게 오히려 허탈감만 안겨 준 것은 아닌지 우려가 되곤 한다.

 

내가 두 아이를 키우며 경험한 독일교육은 한국의 그것과는 많이 달랐고 내게는 교육에 관한한 신세계였다. 그러나 독일로의 조기유학을 물어오는 사람들에 대한 나의 대답은 한결같이 ‘유학 보내지 마세요.’였다. 제도보다 더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서였다.

 

'국가의 교육제도가 한 인간의 삶을 얼마나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누군가 내게 묻는다면 '바꾸기 쉽지 않다.'는 부정적인 대답을 할 것이다. 국가차원의 교육제도는 사람들의 생각을 제도가 지향하는 이상적인 방향으로 유도하는데 작은 영향을 줄 수는 있을지라도 결코 개인의 삶을 완전히 바꿀 정도의 변화를 이끌어 낼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결국 한 인간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생각과 생활태도, 이상과 꿈은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유산이다. 그중에서도 어머니의 양육태도는 한 사람의 전 인생을 지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중요하다.

 

나의 두 아이들은 독일에서 유치원부터 초중등학교, 대학까지 다니고 있다. 교육의 전 과정을 독일에서 받으며 자랐지만 우리 아이들을 보면 독일 사람이 아닌 한국인이다. 한국어보다는 독일어가 더 유창하지만 사고방식은 분명 독일아이들과는 차이가 있다. 정확하게 말하면 독일에서 한국 엄마가 키운 독일 문화를 정확히 알고 있는 한국인이라고 해야 맞을 것 같다.

그 때문에 독일로의 조기유학을 반대하는 것이다. 엄마의 양육태도와 교육관이 그대로인 상태에서 장소만 옮기면 획기적인 변화가 일어나지 않을까 기대를 하겠지만 오판인 경우를 더 많이 보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독일 중고는학생들이 다른 나라와의 경쟁에서 공부 못하는 나라로 평가받게 된 것도, 104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독일인의 저력도 모두 그 중심에는 엄마교육이 자리하고 있다.

독일 엄마들은 그 나이 또래의 아이들이 누릴 수 있는 것들을 최대한 허락한다. 유아기에는 한없는 사랑을 쏟아 붓고, 유치원을 다닐 때는 뛰어 놀 수 있는 자유를 최고로 생각한다. 초등학교에 들어가면 공동체의 규칙과 규율을 습득하는 교육을 가장 중시한다. 중고등학교에서는 사회인이 되기 위한 준비단계로 다양한 경험과 지식은 물론 독립심을 키워주는 일에 골몰한다. 대학에 진학하든 직업교육을 시작하든 중고등학교를 졸업하면 자식이라도 독립된 인간으로 인정하고 완전히 놓아주기 위해 노력한다.

 

이 책을 읽는 사람들이 눈앞에 보이는 성적보다는 먼 미래를 내다보며 자녀를 키우는 독일 엄마들의 교육방식을 한번쯤 생각해 보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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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무터킨더